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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금융정보

연금을 둘러싼 불편한 진실

행복한 노후를 보내려면 준비를 해야 한다. 노후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준비가 ‘연금’이다.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행, 보험회사, 증권회사는 제각각 솔깃할 만한 연금상품을 선보였다. 과연 노후연금만 들어놓으면 안심해도 괜찮을까?


〈시사매거진 2580〉에서 ‘연금보험의 배신’을 방영한 적이 있다.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았는데 그 내용은 더 충격적이었다.

20년째 동네에서 문구점을 하는 오만호 씨(가명)는 20년 전 연금보험에 가입했다. 그때만 해도 지금처럼 노후파산의 공포가 크지는 않았다. 그런데도 오만호 씨는 노후에 돈 걱정 없이 행복하게 살기 위해 일찌감치 무리해서 연금보험에 가입한 것이다. 당시 경기가 좋지 않아 한 달에 100만 원 벌기도 빠듯했는데 매달 24만 원씩 꼬박꼬박 보험료를 냈다. 그렇게 15년을 내면 60세부터 매년 적게는 1,440만 원부터 많게는 1,940만 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와는 별개로 60세, 77세, 88세에는 여행 자금과 장수 축하금이 따로 나온다고 해 더욱 매력적이었다.

연금보험에 가입한 오만호 씨는 무척 든든했다. 국민연금에 가입한 친구들이 와도 큰소리를 땅땅 쳤다.

“너희들 국민연금 타지? 나도 종신연금 들었어. 국민연금 안 타도 한 달에 150만 원씩 나와. 걱정 없어.”

하지만 얼마 전 60세가 되어 첫 연금을 받아보니 암담했다. 가입할 당시 1년 예상 연금이 1,940만 원이었는데 실제 수령한 금액은 1,040만 원밖에 안 되었다. 그나마 내년부터는 연금이 더 줄어 1년에 500만 원가량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분명 가입 설계서에는 금리가 떨어져도 연 7.5%를 보장한다는 내용이 버젓이 적혀 있는데 왜 연금액이 1/3도 안 되는지 모르겠다며 오만호 씨는 분통을 터트렸다.

“너무해요. 이건 진짜 너무한 거예요. 도둑놈이야. 칼만 안 들었지 죽으란 얘기예요.”


오만호 씨처럼 가입할 때 기대했던 것과 막상 연금을 받았을 때의 내용이 달라 당황하고 분노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대부분 1990년대에 연금보험에 가입했던 분들이다. 19년 전 연금보험을 들고 2016년 7월부터 연금을 받고 있는 58세 이정자 씨(가명)도 그중 한 분이다. 가입할 당시 1년에 받을 수 있는 연금이 797만 원이었는데 연금 개시 첫해인 2016년에 600만 원을 받았다. 그나마도 다음해부터는 300~400만 원으로 대폭 줄 것이라고 한다. 80세까지 2억4,937만 원이 나온다던 연금은 실제로는 1억4,000만 원 정도에 불과했다.

고객이 낸 돈으로 만든 목돈을 할부로 주는 구조는 금융회사에게 아주 유리하다. 한꺼번에 돌려줄 일이 없으니 금융회사는 그 돈을 자본금으로 삼아 수익을 낸다. 빌딩도 사고, 다른 고객에게 비싼 이자를 받아 빌려주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얻는 수익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대단하다. 고객이 낸 원금을 건드리지 않고 원금에서 만들어낸 수익만으로 충분히 연금을 지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여기서 또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금융회사는 고객의 돈을 받아 관리하고 불려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다. 보험회사의 경우 ‘사업비’라는 명목으로 보통 10% 이상을 받는다. 그러니까 매달 20만 원을 연금보험료로 내면 10%인 2만 원을 보험회사가 갖고 나머지 18만 원을 굴리는 것이다. 때문에 아무리 수익률이 좋아도 원금만큼 되기 어렵다. 최소한 원금이 되려면 수익률이 12% 이상은 되어야 하는데,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거의 불가능한 수익률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이 구조를 모르는 사람들이 노후를 위해 연금을 들었다가 몇 년이 지나 수익이 나기는커녕 원금이 대폭 줄어 있어 당황한다. 이 경우 항의하거나 법에 호소해도 잃어버린 원금을 회복할 길은 없다.

연금은 행복한 노후의 충분한 대책이 될 수 없다. 아예 없는 것보다는 위안이 될 수도 있겠지만 수십 년 동안 열심히 노후를 준비한다고 연금을 부었던 대가가 그 약간의 위안이라면 그보다 허무한 일이 또 있을까? 만약 노후연금에 가입한 것만으로 안심하고 있다면 정말 마음을 놓아도 되는지 다시 생각하고 살펴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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